한밤중에 한강변을 지나다보면 물고기들이 강물 위로 뛰어오르는 것을 볼수 있다
물고기가 물밖으로 뛰어오르면 순간 반짝 하고 은빛 몸뚱이가 빛이 나는데
얼핏 봐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수 있다
잠실에서 탄천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 영동대교를 살짝 지나는 구간은
강폭이 조금 좁다. 그리고 강주변에 시설물이나 편의시설들이 없이
호젓하기도 하고 다른 구역보다 살짝 더 어둡기도 하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강물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가 조금 더 잘 보이는데
내가 잘못본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분명 사람 얼굴이 있었다
그러니까, 사람 얼굴이 달린 물고기라는 것이다
나는 그 놈을 여러번 봤다
아무도 없는 심야여 자전거를 타고 그 구간을 지나가다보면
무언가 큰 것이 강물위로 뛰어 오르고,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노르스름한 사람 얼굴을 달고있는 그 놈의 눈알과 내 시선이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러번 겪었던 일이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누구한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누가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믿어 주겠어?
내 친구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나 또한 그저 우스운 소리 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나
착각 정도로 치부했을 것이다
기묘한 일이었지만 잠실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이후
나는 더이상 그 곳을 가지 못했고 그 후로는 그 물고기를 다시 보지 못했다
나는 그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하게도 다른 곳에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한강변을 산책하던 중 낚시하시는 어르신과 어쩌다보니 잠깐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가벼운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무얼 잡으셨는지 뭐가 잡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약간의 용기를 내어 그... 사람 얼굴의 물고기를 본 적이 있다고
혹시 어르신도 본 적이 있냐고 질문을 던졌다
- 알지. 그 놈... 나도 본 적 있소. 근데 그건
그냥 물고기가 아니라 괴물이오.
아주 오래전에 언젠가 한번 밤중에 낚시를 하고 있는데
그놈이 강주변으로 가까이 다가와서는
물 속에서 나를 한참 보고 가는거 같더군요.
그때 보니까 얼굴이 노랗고, 어딜 보는건지 애매하게
생겼었는데 아마 그놈이 맞는것 같구만.
나도 옛날에 낚시 좋아하는 동네 어르신께
그 놈의 정체가 뭔지 여쭤본적이 있는데 그 노인이 말하길,
그렇게 사람 얼굴을 하고 강주변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가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온 어린 애들을 잡아 먹는 괴물이라고 하더군
나도 그 괴물 얘기를 여기서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네 허허.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