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이론.
전 영국의 중앙은행(BoE) 총재였던 머빈 킹(Mervyn King)이 2005년 강연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인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시장의 심리를 축구에 빗대어 설명한다.
이 이론은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잉글랜드전)에서 넣은
두 가지 전설적인 골을 중앙은행의 정책 스타일에 비유한다.
1. 첫 번째 골: '신의 손' (과거의 중앙은행)
마라도나가 헤딩을 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손으로 공을 밀어 넣어 득점한 골.
중앙은행 비유: 과거의 중앙은행들은 시장이 전혀 예측하지 못하게 '깜짝 금리 인상/인하'를 단행함.
특징: 규칙을 깨뜨리고, 예상치 못하며, 신비주의(Mystique)로 일관하는 방식입니다. 당장 효과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시장의 신뢰를 잃고 혼란을 줄 위험이 크다
2. 두 번째 골: '50m 단독 드리블' (현대의 마라도나 이론)
마라도나가 하프라인 공을 잡아 수비수 5명과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음.
흥미로운 점은 비디오 분석 결과 마라도나가 실제로는 거의 '직선'에 가깝게 뛰었다는 것.
수비수들이 마라도나의 몸짓을 보고 '왼쪽으로 갈 것이다', '오른쪽으로 꺾을 것이다'라고
미리 예상하고 방향을 틀면서 스스로 무너짐.
마라도나는 그저 가려는 방향으로 쭉 뛰었을 뿐이다
중앙은행이 이 이론을 쓰는 방법: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현대의 미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바로 이 '두 번째 골'의 원리로 시장을 통제한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구두 개입 또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라고 함.
"중앙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크게 올리거나 내리지 않더라도,
시장의 기대(예측)를 흔드는 것만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를 때,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당장 인상하지 않더라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을 내면, 시장(수비수)은 미리 겁을 먹고
대출 금리를 올리고 투자를 줄인다.
결과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변화시키지 않아도 시장 스스로 과열된 경기가
진정됨. 중앙은행은 실제 액션이 없이 원하는 목적지(직선)로 갈 수 있게 되는 것.
결과적으로 마라도나 이론은 "가장 훌륭한 매파(긴축주의자)는 실제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는 매파다"라는 격언을 잘 보여주는 현대 중앙은행의
소통 전략의 핵심 메커니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