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소설 망내인 - 찬호께이


동생이 자살한 이유를 언니가 파헤쳐 가는 내용의 소설이다

13.67 에 이어 두번째로 읽은 작가 찬호께이의 작품이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 13.67만큼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배경이 홍콩인데 현대 도시사회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라서
배경을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바꿔도 이상하지 않다

-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글을 쓴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극소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온라인의 글들이
많은 이들의 생각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온라인의 글들은 얼마나 진실하다고 생각하는가?
적어도 나는 신빙성이 거의 없다고 여긴다

- 사람은 군집동물이라서 집단을 이루고 네트워크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다
많은 문제의 원인이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 이 사건의 원인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사소한 오해와 작은 증오들이 켜켜이 쌓이더니
결국 사람을 죽이는 사건이 벌어진다

어떻게 하면 이 사건을 이렇게 극단적인 결과까지
흘러가기 전에 멈출 수는 없었을까?
방법이 없었을까?

------------------------------------------------------

홍콩 추리소설의 거장 찬호께이(陳浩基)의 장편 소설 《망내인(網內人)》은 전작 《13·67》의 대성공 이후 평단과 독자들의 큰 기대를 받으며 출간된 작품입니다. 700쪽이 넘는 압도적인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치밀하게 파헤쳐 몰입감이 뛰어난 대작입니다.

1. 제목의 의미

‘망내인(網內人)’은 ‘네트워크(인터넷)망 속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인터넷과 SNS가 일상이 된 현대인들이 어떻게 가짜 뉴스와 마녀사냥에 휘둘리고, 보이지 않는 그물 안에서 서로를 파괴하는지 역설적으로 담아낸 제목입니다.

2. 줄거리 요약

중학생 소녀 ‘샤오원’이 22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비극이 발생합니다. 경찰은 단순 자살로 결론짓지만, 언니인 ‘아이’는 동생의 죽음이 ‘사회적 타살’임을 알고 분노합니다.

샤오원은 자살 전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는데,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소녀가 합의금을 노리고 억울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웠다"라는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신상이 털리고 무차별적인 악플과 마녀사냥(신상 털기)을 당했던 것입니다.

유일한 가족을 잃고 절망하던 언니 아이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고 복수하기 위해,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가졌지만 베일에 싸인 천재 사설탐정 ‘아녜’를 찾아가 사건을 의뢰합니다.

3. 주요 등장인물

  • 아이 (阿怡): 여주인공.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여덟 살 어린 동생 샤오원을 키우기 위해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성실하게 살아가던 인물입니다. 컴퓨터나 IT 지식은 전혀 없지만, 동생의 복수를 위해 아녜와 손을 잡습니다.

  • 아녜 (阿聶): 자격증도 없고 정체도 묘연한 천재 해커이자 사설탐정. 성격은 까칠하고 오만하며 막대한 수임료를 요구하지만, 컴퓨터 네트워크를 다루는 실력만큼은 신의 경지에 가깝습니다. 디지털 발자국을 추적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합니다.

  • 샤오원 (小雯): 아이의 동생. 인터넷의 무분별한 악의와 마녀사냥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15세 소녀입니다.

4. 작품의 특징

  • 현대적인 소재: 프로그래머 출신인 작가의 강점을 살려 다크웹, 해킹, SNS 마녀사냥, IT 창업 열풍 등 현대 디지털 사회의 현실을 매우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묘사합니다.

  • 홍콩의 현실 반영: 화려한 대도시 홍콩의 이면에 숨겨진 빈부격차, 공공주택의 열악한 환경, 각박한 현대인의 심리 등을 생생하게 녹여냈습니다.

  • 복수와 정의에 대한 질문: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터넷 공간 속 가벼운 손가락질이 어떻게 한 인간을 살해하는 흉기가 되는지 보여주며, "진실을 분별하지 못하는 시대의 무모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흉기가 아니라 악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