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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채용 면접을 볼 때에 나는
이력서의 학점은 잘 보지 않는다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학점이 그 사람이 어떠한지 보여주는 경우를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은 이력서의 다른 곳에 
쓰여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학점의 노예로 살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것이 나를 대변해주는 중요한 무엇인 것처럼 살았다
더 좋은 학점을 위해 재수강을 망설이지 않으며 살았으나
그러기보단 그 노력과 시간을 세상을 더 둘러보는 경험을 하는게
사용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후회한다
대학원 시절에서야 나는 학점에 대한 욕망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그 후에야 내가 겪었던 교육과정 속에
시험을 위한 시험
줄세우기 위한 점수
자신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남을 기쁘게 하기위한
점수획득 위주의 교육기술들이 가득함을 깨달았다

학문에는 즐거움이 있다
배움과 깨달음에는 기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개인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
외부에서 주입하거나 강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탐구와 학문의 즐거움은
영리추구라는 비즈니스나 보여주기 식 쇼로 
종종 치환되고 변질된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를 
조금 더 일찍 읽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있지만
동시에 지금에라도 읽을 수 있어서 기쁨을 느낀다